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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반 “러시아보다 EU가 진짜 위협”…4월 총선 앞두고 공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4월 총선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을 러시아보다 더 큰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주말 연설에서 브뤼셀이 헝가리의 자주권을 잠식하고 있다며, 다가오는 표심을 ‘EU의 압력에 맞선 선택’으로 제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즉각적 휴전과 협상을 강조하며, 대러 제재가 유럽경제를 약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오르반은 러시아를 헝가리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EU의 정책 요구와 재정 조치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브뤼셀의 이민 규정, 에너지·제재 정책을 거듭 비판하며, 헝가리가 스스로의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했다. 이번 총선은 2010년 집권 이후 유지해온 그의 통치 기반을 재확인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그는 헝가리 경제가 압박을 견디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대외 환경 탓에 가계와 산업이 받은 부담을 언급했다. 에너지 의존 구조와 물가 변동 같은 민감한 이슈도 꺼냈다. 다만 수치나 구체적 처방은 제한적으로 제시했다. 야권은 이런 발언을 두고 헝가리를 국제적 고립으로 몰고 간다고 반박해 왔다. 오르반은 이에 대해 ‘브뤼셀의 틀’에 갇히지 않겠다는 태도를 재확인했다.

연설의 핵심은 선거 구도를 ‘브뤼셀 대 부다페스트’로 세우는 것이다. 그는 전쟁 장기화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유권자 심리를 파고들며, ‘평화’와 ‘독자 노선’을 키워드로 부각했다. 러시아와의 거리 두기보다는 실용을 앞세우는 메시지도 반복했다. 이 접근은 EU 내부에서 논쟁을 부르는 대목이다. 전쟁 책임과 안보 리스크를 두고 회원국 다수가 공유하는 시각과 결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독자에게 흥미로운 지점은 정치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다. 오르반은 초국가적 규범(EU)을 ‘내정 간섭’ 프레임으로 전환해 선거 이슈를 재배치한다. 중앙정부와 규제기관의 갈등처럼 보이게 만드는 기술이다. 한국은 단일 국가 체제라 EU 같은 상위 거버넌스가 없다. 대신 헌법기관, 사법부, 선관위, 언론 규범이 갈등의 무대가 된다. 선거 국면에서 ‘외부 규칙’을 적대적으로 묘사해 지지층 결속을 강화하는 전략은 두 나라 모두에서 관찰되지만, 헝가리의 경우 그 ‘외부’가 실제로 국경 밖의 제도라는 점이 다르다. 이 차이는 여론 형성 경로에도 영향을 준다. 한국에선 미디어와 사법 절차가 쟁점의 중심이 되기 쉬운 반면, 헝가리에서는 EU 재정과 규정이 생활 이슈와 직결되며 선거 메시지의 소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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