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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심해서 상어 첫 촬영…‘얼음 바다’에 왜 나타났나

남극의 거의 얼어붙은 심해에서 상어가 카메라에 포착됐다. AP통신은 연구진이 남극 근해의 차가운 깊은 바다에서 상어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기존 학계는 이 해역의 극저온과 빛 없는 환경을 고려해 상어의 실제 서식 여부를 확신하지 못했는데, 영상 증거가 나오면서 분포 지도가 다시 그려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조사 장비에 부착한 카메라로 심해 생물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상어의 실루엣을 확보했다. 물은 거의 어는점에 가까웠고, 빛이 닿지 않는 수심이었다. 과학자들은 영상을 토대로 개체의 특징을 분석하고 있으며, 추가 관측으로 종 식별과 개체 수 추정에 나설 계획이다. 포획이나 표지 부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번 촬영은 남극 심해 먹이망과 에너지 흐름을 다시 살피게 한다. 상어가 정착해 순환하는지, 일시적으로 유입되는지에 따라 이 지역의 포식자-피식자 관계는 전혀 다른 그림이 된다. 냉수 환경에서 대사율이 낮은 종이라면 적은 먹이로도 장기간 버틸 수 있어, 드문 조우가 곧 희소성을 의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연구자들은 바다의 ‘빈 구역’으로 여겨지던 곳에 포식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저온·고압·암흑이라는 삼중 제약 아래서도 진화적 해법을 찾은 생물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향후 수온과 해류 패턴 변화가 이동 경로와 번식지에 어떤 신호를 남길지, 장기 관측의 필요성이 커졌다.

남극은 접근 비용이 크고 날씨 창이 짧아 데이터가 적다. 따라서 단 한 건의 신뢰도 높은 영상도 큰 의미를 갖는다. 위성·수중드론·미끼 유인 카메라를 결합한 다중 관측이 보편화되면, ‘없다’가 아니라 ‘아직 못 봤다’는 인식 전환이 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독자에게 흥미로운 대목은 과학 보도의 방식이다. 미국 현장은 한 장의 영상이 나와도 종 단정과 원인 추정을 서두르지 않고, ‘무엇을 아직 모르는가’를 함께 제시한다. 이는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불확실성 관리의 기술로 다루는 태도다. 국내에서도 심해나 극지처럼 표본이 적은 분야는 같은 리듬이 요구된다. 빠른 단정보다, 추가 관측과 방법 공개를 중심에 두는 편집 관행이 신뢰를 높인다.

또 하나의 비교 지점은 미디어-연구 현장 간 연결성이다. 미국은 장비와 항해 일정, 공개 가능한 중간 결과를 언론과 수시로 공유해 관심을 유지한다. 한국도 극지연구 경험이 깊지만, 중간 과정의 공개 빈도와 형식은 더 다양화할 여지가 있다. 상어 한 마리의 그림자가 보여주는 건 ‘발견’ 그 자체보다, 발견을 사회가 받아들이는 절차와 속도다. 이 절차가 정교해질수록, 희귀한 데이터가 여론의 과장 없이 제도적 학습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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