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와 연방항공청(FAA)이 멕시코 카르텔이 운용하는 드론을 무력화하기 위한 레이저 사용을 놓고 충돌했으며, 그 과정에서 일부 공역이 일시 폐쇄됐다고 AP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상 기반 레이저로 드론의 센서나 항법을 교란하는 대응책을 추진했지만, FAA는 조종사와 민간 항공에 대한 눈부심·오인 유발 등 안전 위험을 우려해 공역 통제를 요구했다. 양측의 이견은 최근 공역 폐쇄라는 가시적 조치로 이어졌고, 관련 절차와 기준을 둘러싼 협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레이저 운용 시 안전 경계, 통보 절차, 장비 배치 위치와 각도 설정 등 기술·운영 세부가 쟁점이 됐다고 전했다. FAA는 항공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법적 임무를 근거로 위험 완화 조치를 선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방부는 국경 인접 지역의 불법 드론 활동에 즉각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P는 공역 폐쇄가 한시적 조치였으며 구체적 기간과 범위, 추가 폐쇄 가능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레이저가 총탄·미사일과 달리 확산성과 반사 가능성이 높아 민항기 조종사의 일시 실명이나 계기혼선을 유발할 수 있다는 기존 우려와 맞물린다. 미국에서는 경기장·공항 인근의 레이저 포인터 난사로 항공 안전 사고가 보고돼 왔고, FAA는 고강도 광원 사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경고해 왔다. 그럼에도 불법 드론의 야간 비행·소형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군과 치안 당국은 전파 교란, 포획망, 레이저 등 ‘비살상’ 수단을 병행 검토하고 있다.
AP는 백악관과 관련 부처가 조율에 참여했는지, 레이저 체계의 성능·배치 위치, 시험 여부 등 세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향후 유사 상황에서의 표준 운영절차(SOP) 정립과 통보 체계 정교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항공고시보(NOTAM) 발령 시점과 범위, 군·민 항적 분리, 야간 운용 제한 등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놓고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미국의 다중 기관 구조가 만들어내는 권한 경계와 책임 분담의 현실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FAA는 법적으로 ‘제로 리스크’에 가까운 안전 기준을 요구받고, 국방부는 위협 억제를 위한 ‘행동의 신속성’을 중시한다. 독립적 권한을 가진 규제기관과 작전기관이 분리된 탓에, 위험을 어떻게 정의하고 어느 수준까지 감수할지에 대한 합의가 늦어지면, 이번처럼 물리적 공역 통제라는 비용이 발생한다. 한국에서는 군-민 항공 관제의 통합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조정 창구가 일원화돼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그만큼 절차 수립은 빠른 대신, 새로운 기술 도입을 둘러싼 공개 검증과 사회적 토론이 미국보다 짧게 끝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도 저고도 드론 대응 기술을 확대하는 흐름 속에, ‘실시간 작전 필요성’과 ‘민간 안전·투명성’을 어떻게 균형 잡을지, 특히 NOTAM 같은 정보 공개와 언론 검증의 설계가 여론 형성 방식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