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가 인공지능(AI)의 사회·경제적 영향을 과학적으로 평가할 40인 규모의 전문가 패널 설치를 승인했다. 결의안은 표결 끝에 채택됐으며, 미국은 중복과 효율성 문제를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패널은 각 지역과 다양한 소득권을 아우르는 전문가로 구성되며, 회원국이 정책을 설계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근거 기반의 분석과 권고를 제시하도록 규정됐다.
결의안은 패널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며 안전성과 형평성, 인권 및 일자리 변화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도록 임무를 부여했다. 또한 기존 국제·지역 기구, 학계, 산업계와의 연계를 강조해 작업의 중복을 피하고, 저개발·개도국의 관점을 반영하라고 명시했다. 패널의 보고서는 유엔 총회에 정기 제출되며, 회원국 논의의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미국은 이미 각국·지역 수준에서 다양한 논의 틀이 가동 중인 만큼 새로운 유엔 기구가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과 다자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현행 구조가 더 적합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반면 다수 국가는 기술 격차와 규범 공백을 줄이려면 포괄적이고 과학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이번 승인으로 유엔 체계 내 AI 거버넌스 논의의 정례화·제도화가 한층 진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패널 구성과 운영 세부는 사무총장이 회원국과 협의해 정한다. 구성의 독립성과 지역 대표성, 젠더 균형을 확보하고, 산업 이해관계와의 이해충돌을 관리하는 절차도 마련할 예정이다. 예산과 사무국 지원은 기존 자원과 추가 분담을 조합해 충당하는 방향이 논의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AI를 둘러싼 국제 규범 경쟁이 ‘기술 표준’에서 ‘증거 기반 정책’으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여준다. 미국이 반대한 대목은 연방정부가 민간 주도의 혁신 생태계를 중시하고, 규제 권한이 의회·행정부·주정부로 분산된 체계에서 범정부적 합의 도출이 느릴 수 있음을 드러낸다. 한국에선 중앙정부 주도의 신속한 제도화가 강점인 반면, 과학적 근거를 둘러싼 공개 검증과 시민사회 참여가 상대적으로 얇다는 지적이 있다. 유엔 패널이 제시할 ‘근거의 표준화’가 국내 언론의 검증 관행과 국회 공청회 문화에 영향을 주며, 기술 안전성 논쟁을 산업 육성 논리와 분리해 다루는 계기로 작동할 수 있다. 미국의 다원적 거버넌스가 만든 느린 합의 과정과, 한국의 집중형 의사결정 구조의 대비는 향후 AI 규범 수용 방식의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미 반대 속 유엔, AI 영향 평가할 40인 과학패널 승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