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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아르메니아 집단학살’ 언급 글 삭제…왜 민감한가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치인 JD 밴스가 소셜미디어에 ‘아르메니아 집단학살(Armenian genocide)’이라는 표현을 담은 게시물을 올렸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게시물의 구체적 맥락과 삭제 경위는 즉시 밝혀지지 않았지만, 해당 표현이 미국 정치와 외교에서 의미하는 바가 커 논쟁이 재점화됐다.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은 오스만 제국 시기 1915년 전후로 벌어진 대규모 학살과 강제이주를 가리키는 용어로, 다수의 역사학자와 여러 국가가 ‘제노사이드’로 규정해왔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조직적 학살이라는 규정을 부인해 왔고, 이 용어 사용 자체를 강하게 문제 삼아 왔다. 미국 내에서도 오랫동안 정권에 따라 표현 선택이 달라졌고, 대통령 성명에서 해당 단어를 피하거나 완곡하게 표현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2021년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genocide’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후 상징적 의미는 더 커졌고, 이후 정치인이나 관료의 단어 선택이 일종의 정책 신호로 해석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번 삭제는 그만큼 단어 하나가 국내 정치 메시지이자 대외 신호로 작동한다는 점을 다시 드러냈다. 아르메니아계 미국인 단체들은 용어 사용을 역사적 사실 인정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터키와의 관계를 의식하는 진영에서는 불필요한 외교 마찰 요소로 본다. 그 사이에서 미국 정치권은 기념일 성명, 소셜 게시물, 연설문 단락마다 표현을 수 차례 검토하는 관행을 발전시켜 왔고, 일단 공개된 뒤 삭제되면 오히려 그 선택과 번복 자체가 또 다른 정치적 메시지가 되는 딜레마가 반복되고 있다.

AP는 밴스의 게시와 삭제가 촉발한 반응을 계기로, 용어 사용이 외교적 긴장과 국내 집단의 역사적 기억을 동시에 건드리는 문제임을 짚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인 터키와의 관계, 미 의회와 행정부 간 역사결의 전통, 각 주(州) 차원의 기념일 선포 등 복합적 제도 환경이 한 문구의 채택 여부에 다층적인 부담을 얹고 있다는 점이 강조된다. 결국 정치인의 소셜 글 한 줄도 연방정부의 공식 입장, 의회의 결의,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의 조직력, 동맹국과의 협의 구조가 교차하는 지점에 놓이게 된다.

한국 독자에게 시사점은 명확하다. 미국에선 특정 이민 집단의 기억 정치와 연방 차원의 제도적 언어 선택이 촘촘히 연결돼 있어, 디지털 게시물의 단어 선택이 곧 정치·외교 신호로 번역된다. 한국은 대규모 디아스포라 로비의 제도화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온라인 여론의 반응 속도와 언어 민감도는 매우 높다. 그래서 공직자 메시지 운용에서 ‘표현의 사전 검수-게시-사후 수정’까지를 절차화하는 커뮤니케이션 거버넌스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역사 언어를 둘러싼 해석 갈등이 외교 이슈 못지않게 국내 정치의 힘의 구도와 조직화된 이해관계에 의해 조정된다는 점에서, 한국 역시 표현 선택의 제도적 책임성과 기록 관리 기준을 강화할 여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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